수면 부족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해롭지 않다.
같은 시간 동안 잠을 못 자더라도 어떤 사람은 멀쩡하고 어떤 사람은 무너진다.
여기에는 나이, 성별, 그리고 개인적인 특성이 모두 관여한다.
직관에 반하는 결과가 있다. 노인이 젊은 사람보다 수면 부족에 더 강하다는 것이다.
24시간 동안 깨어 있었을 때 20대 초반의 젊은 참가자들에서는
각성 능력이 뚜렷하게 저하된 반면, 50대 이상의 참가자들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3일 연속 4시간 수면 제한 실험에서도 20~30대보다 55~65세의 인지 저하 폭이 더 작았다.
왜 그럴까? 연구자들은 몇 가지 가능성을 제시한다.
첫째, 노인은 일주기 리듬의 진폭이 작아져 낮 동안의 졸음 변동이 덜하다.
둘째, 노화에 따라 수면 압력의 축적 속도가 느려질 수 있어 더 오래 각성 상태를 유지하기 수월할 수 있다.
셋째, 젊은 층이 평소 만성 수면 부족 상태에 더 많이 놓여 있기 때문에,
수면 실험에서 '기준선' 자체가 이미 낮을 수 있다는 점도 있다.
성별 차이도 흥미롭다. 전반적으로 여성이 수면 부족 상황에서 인지적으로 더 잘 버티는 경향이 있다.
38시간 수면 박탈 실험에서 각성 능력 저하는 남성에서 더 크게 나타났고,
언어 및 시공간 구성 과제에서는 여성이 더 좋은 수행을 보였다.
이는 뇌 구조의 성별 차이, 특히 전두엽의 용적 차이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제안한다.
반면 생리적 회복 측면에서는 여성이 더 불리하다.
한 번의 회복 수면 후 뇌파 활동이 남성에서는 정상화되었지만 여성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즉, 수면 부족을 버티는 힘은 여성이 강할 수 있지만, 그 후유증을 회복하는 데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개인차도 무시할 수 없다. 같은 시간 동안 잠을 못 자도
어떤 사람은 기능이 크게 떨어지고, 어떤 사람은 상대적으로 잘 유지된다.
이 차이는 수면 이력의 영향이 아니라 개인 특성에 의한 것으로,
연구에서는 이를 '수면 손실에 대한 특성적 취약성'이라고 부른다.
뇌 영상 연구에 따르면, 수면 부족에 덜 취약한 사람은 평소 전두엽 활성화 수준이 낮고,
수면이 부족할 때 오히려 전두엽이 일시적으로 활성화되어 인지 기능을 보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수면 부족의 영향은 일률적이지 않으며, 자신이 '잠을 안 자도 괜찮은 체질'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실제로는 손상되고 있을 수 있다. 나이와 성별, 개인적 특성에 따라 취약한 부분이
다를 수 있으므로, 충분한 수면을 확보하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중요하지만,
특히 자신의 반응 패턴을 과신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출처 : https://www.tandfonline.com/doi/full/10.2147/ndt.s12160203#d1e94
나이와 성별에 따라 수면 부족의 영향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이 꽤 흥미롭게 느껴졌다.
단순히 나이가 들수록 더 취약할 것이라는 생각이 꼭 맞는 건 아니라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여성과 남성의 반응 차이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은 쉽게 떠올리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이런 차이가 뇌 기능이나 구조와 연결된다는 설명도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결국 수면은 누구에게나 중요하지만, 그 영향 방식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다는 걸 다시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