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현대인이 "나는 6시간만 자도 괜찮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착각일 가능성이 높다. 만성적인 수면 제한은 일시적인 수면 부족보다
훨씬 교묘하고 위험한 방식으로 인지 기능을 손상시킨다.
수면 연구에서 '만성 부분 수면 제한'이란 며칠 혹은 몇 주에 걸쳐
매일 권장 수면 시간보다 적게 자는 상태를 말한다.
24시간 이상 완전히 잠 못 자는 급성 수면 박탈보다 일상에서 훨씬 흔하게 일어나지만,
오히려 연구가 덜 되어 있다. 그런데 실험 결과들은 놀랍다.
매일 4시간씩 14일 동안 수면을 제한했을 때 나타나는 인지 저하는,
이틀 밤을 꼬박 새운 것과 맞먹는다. 6시간 수면을 14일간 유지한 경우에도
하룻밤을 완전히 새운 것과 비슷한 수준의 저하가 나타났다.
더 심각한 문제는 자신이 얼마나 손상되었는지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만성 수면 부족 상태에 점차 적응하면서 졸린 느낌 자체가 줄어들지만,
실제 인지 기능은 계속 나빠진다.
즉, 몸은 괜찮다고 느끼는데 뇌는 서서히 망가지고 있는 것이다.
수면을 제한하면 어떤 기능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까?
주의력, 특히 지속적 각성 능력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루 3시간 수면 집단에서는 수면 제한이 계속될수록 속도와
정확도가 거의 선형적으로 하락했다.
5~7시간 집단에서는 처음 이틀 이후 일정 수준에서 안정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는 뇌가 손상된 상태에 '적응'한 것이지 기능이 유지되고 있다는 뜻이 아니다.
회복 역시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완전 수면 박탈 후에는 한 번의 충분한 수면(8시간 이상)으로 대부분의 인지 기능이 회복되지만,
만성적인 수면 제한 후에는 하룻밤의 회복 수면으로는 부족하다.
7일 연속 5시간 수면 후에는 하루 10시간의 회복 수면으로도 인지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으며,
7시간 수면 집단조차 3일간의 8시간 회복 수면 후에도 기준선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결론은 명확하다. 매일 조금씩 수면을 줄이는 것은 한 번에 밤을 새우는 것보다 더 위험할 수 있으며,
한 번 쌓인 수면 빚은 생각보다 훨씬 오래 뇌에 영향을 미친다.
바쁜 일상을 이유로 수면을 습관적으로 줄이고 있다면, 지금이 바로 그 습관을 재고할 때다.

개인적으로도 한동안 “6시간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생활했던 적이 있다.
처음 며칠은 괜찮은 것 같았고, 오히려 시간을 더 확보했다는 만족감도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일의 속도가 미묘하게 느려지고,
간단한 판단도 한 번 더 고민하게 되는 일이 늘어났다.
특히 익숙한 일을 하면서도 실수가 잦아지는 걸 느끼면서,
이게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흥미로운 건, 그 상태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스스로는 크게 문제를 못 느낀다는 점이었다.
‘이 정도면 괜찮은데?’라고 생각하면서 지냈지만,
돌아보면 그 기간의 집중력이나 효율은 확실히 떨어져 있었다.
결국 시간을 벌기 위해 줄였던 수면이,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낭비하게 만든 셈이었다.
이 경험 이후로는 수면을 ‘남는 시간에 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 컨디션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보게 됐다. 바쁠수록 잠을 줄이기보다,
오히려 더 신경 써야 한다는 걸 몸으로 이해하게 된 것이다.
결국 꾸준한 수면이야말로 가장 단순하지만 확실하게 상태를 끌어올리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출처 : https://www.tandfonline.com/doi/full/10.2147/ndt.s12160203#d1e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