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 · 정리 · 일상 · 넷플릭스 리뷰넷플릭스 THE 정돈된 라이프 후기— 여름옷 옷장 교체할 때 무지개 정리법 써봤습니다솔직히 말하면, 처음에 이 프로그램을 켰을 때 그냥 흘려볼 생각이었다. 미국 셀럽들의 거대한 벽장이나 넓은 주방 이야기가 나를 얼마나 자극할 수 있을까 싶었다. 면적도 다르고, 물건의 양도 다르고, 생활 방식 자체가 다른데. 그런데 에피소드 하나를 끝낸 뒤 나는 어느새 유튜브에서 아크릴 수납 용기를 검색하고 있었다. 그게 이 프로그램의 힘이다. 작품 내용 — 집 정리가 어떻게 리얼리티 쇼가 됐을까THE 정돈된 라이프(원제: Get Organized with The Home Edit)는 넷플릭스에서 2020년과 2022년, 두 시즌에 걸쳐 공개된 미국 홈 오거나이징 리얼리티 시리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귀네스 팰트로의 이름을 보고 그냥 연예인 건강 홍보 프로그램이겠거니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첫 에피소드를 틀자마자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웰빙(wellbeing)이라는 단어가 제가 알던 것보다 훨씬 넓은 범위를 품고 있다는 걸,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사이키델릭 치료, 논란인가 가능성인가1화에서 다룬 사이키델릭(psychedelic) 치료 세션은 제가 가장 오래 생각하게 된 부분이었습니다. 사이키델릭이란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물질을 뜻하는데, 최근 정신의학계에서는 이를 트라우마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은 실로시빈(psilocybin), 즉 특정 버섯에서 추출한 화합물이 우울증과 PTS..
국을 매끼 먹는 나라가 전 세계에 몇 개나 될까요. 저는 자취를 시작하고 나서야 이 질문의 무게를 실감했습니다. 편의점 설렁탕 하나를 뚝배기에 부어 끓이다가 괜히 울컥해본 경험, 한국인이라면 한 번쯤 있을 겁니다. 넷플릭스 다큐 〈국물의 나라〉는 그 울컥함의 정체가 뭔지를, 53분짜리 에피소드 세 편으로 조용하게 풀어냅니다.K푸드 다큐가 담아낸 국물 문화의 층위〈국물의 나라〉는 총 3부작으로, 전국 10여 개 도시를 돌며 40여 가지 국물 요리를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단순한 맛집 탐방이라고 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한 회차를 다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 작품은 푸드 다큐멘터리(food documentary), 즉 음식을 소재로 그 배경의 역사·문화·사람까지 담아내는 장르인데, 여..
솔직히 고백하면, 저는 꽤 오랫동안 건강한 식사를 '무엇을 먹느냐'의 문제로만 생각해왔습니다. 슈퍼푸드를 챙기고, 탄수화물 비율을 따지고, 단백질 그램 수를 계산하는 것이 건강 관리의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공양간의 셰프들》을 보고 나서, 그 생각이 꽤 많이 흔들렸습니다.공양이라는 개념을 처음 제대로 이해했습니다프로그램을 처음 틀었을 때, 솔직히 기대치가 낮았습니다. 사찰음식 다큐라니, 조용하고 잔잔한 배경음악에 나물 무치는 장면이 반복되는 영상 정도로 예상했거든요. 그런데 몇 화를 보다 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요리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밥 한 끼를 대하는 태도 자체를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사찰에서 식사를 부르는 말인 '공양'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
심심한 음식이 더 깊은 맛을 낼 수 있다는 게 말이 될까요? 저는 몇 년 전 설악산 여행에서 그 질문에 직접 답을 얻었습니다. 절 근처 식당에서 처음 마주한 사찰 밥상, 된장으로만 조린 가지 하나가 그렇게 깊은 맛을 낼 줄은 몰랐습니다. 오늘 부처님 오신 날, 그 기억을 다시 꺼내게 만든 다큐멘터리가 넷플릭스에 공개됐습니다.인도에서 한국까지, 사찰음식의 철학이란 무엇인가이욱정 PD의 신작 〈이욱정 PD의 부처님 밥상〉은 불교가 탄생한 인도에서 출발해 한국의 사찰음식에 이르는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시리즈입니다. 사찰음식이라고 하면 흔히 "고기 없는 채식"쯤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그건 표면만 본 겁니다. 제가 처음 그 밥상을 받았을 때도 그렇게 생각했으니까요.사찰음식의 근간은 삼덕(三德)이라는 개념에 있습..
요리 다큐멘터리를 틀었더니 철학 강의가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맛있는 음식이 줄줄이 나오겠거니 했는데, 화면을 보다 보니 어느 순간 멍하게 앉아서 제 삶을 되돌아보고 있었습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철학자의 요리 이야기입니다. 요리 프로그램이 이렇게 조용하게 사람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게,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다큐 감성 — 먹방이라고 생각했다가 완전히 틀렸습니다일반적으로 요리 다큐멘터리라고 하면 화려한 플레이팅이나 폭발적인 맛 표현을 기대하기 마련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철학자의 요리는 그 기대를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이 다큐는 셰프, 요리 연구가, 인문학자 등 음식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현하는 사람들을 따라갑니다. 이들에게 주방은 단순한 조리 공간이 아니라 철학적 사유의 장소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