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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론카가 애니아가 살아있는 것처럼 얘기하며 우는 장면, 목숨을 줄 만큼의 우정이 슬펐다.”

    《자정클럽》을 완결까지 보고 가장 많이 들었던 감정은 공포보다 슬픔이었다. 죽음을 앞둔 아이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남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모습을 보다 보니 지금 내가 건강하게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것도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동안 잊고 있었던 감사일기 루틴을 다시 꺼내게 됐다.

    자정클럽 기본 정보 정리

    《자정클럽(The Midnight Club)》은 2022년 10월 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미국 공포·미스터리·스릴러 드라마다. 마이크 플래니건과 레아 퐁이 제작을 맡았고, 크리스토퍼 파이크의 동명 소설과 그의 다른 작품 속 이야기들을 함께 각색해 만들었다. 시즌1 총 10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연으로는 일론카 역의 이만 벤슨, 애니야 역의 루스 코드, 케빈 역의 익비 리그니, 스펜서 역의 윌리엄 크리스 섬프터 등이 출연한다. 아쉽게도 제작진과 넷플릭스 사이의 이견으로 시즌2 없이 시즌1으로 마무리됐다.

    자정클럽, 죽음이 무섭지 않고 슬펐던 이유

    《자정클럽》은 호스피스에 머무는 8명의 아이들이 자정이 되면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임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10부작인데도 워낙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처음에는 조금 헷갈리기도 했다.

    배경이 되는 곳은 브라이어클리프라는 이름의 호스피스 저택이다. 일론카를 포함해 케빈, 애니야, 스펜서, 나츠키, 샌드라, 아메스, 셰리까지 시한부 판정을 받은 여덟 명의 아이들이 이곳에 모여 지낸다. 이들은 자정마다 모여 돌아가며 자신이 지어낸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러면서 서로 섬뜩하지만 애틋한 약속을 하나 한다. 먼저 세상을 떠나는 사람이 저세상에서 신호를 보내주기로 한 것이다. 극 초반에 나온 일론카와 애니아의 그 장면이 유독 슬프게 느껴졌던 것도, 사실 이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걸 알고 보면 더 와닿는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보면서 이상하게 죽음이 무섭다는 생각보다 슬프다는 감정이 더 많이 들었다.

    죽기 싫다고 말하는 아이들, 투병 중에도 희망을 찾으려는 모습들이 나오고 스탠턴 원장은 아이들에게 죽음을 지나치게 거부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럼에도 현재를 다시 묵묵히 살아가보라고 다독이는 모습이었다.

    그래서인지 단순히 무서운 이야기를 보는 것과는 조금 달랐다.

    특히 애니아가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난 뒤 일론카가 자정 클럽에서 애니아가 아직 살아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자신의 목숨을 주고서라도 애니아를 살리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며 우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정말 슬펐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목숨을 주고 싶을 만큼 사랑하는 우정이라니.

    죽음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결국 내게 가장 크게 남은 건 죽음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사랑과 이별이었다.

    시한부 설정이 건드린 것, 건강한 일상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이 아팠던 장면은 일론카가 자신의 상태가 호전된 줄 알았던 순간이었다.

    호스피스를 떠나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론카는 자신도 상태가 좋아져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현실은 달랐다.

    그 순간의 상실감이 너무 뼈아프게 느껴졌다.

    시한부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혹시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고 있었을 텐데, 다시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는 건 얼마나 힘들까 싶었다.

    실제로 저런 일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까 더 마음이 아팠다.

    그러면서 내가 지금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도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일어나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평범하게 하루를 보내는 것.

    평소에는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인데,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바라던 일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정클럽 관전 포인트와 비하인드

    《자정클럽》을 만든 마이크 플래니건 감독은 넷플릭스 공포물을 대표하는 연출가다. 《힐 하우스의 유령》(2018), 《블라이 저택의 유령》(2020), 《미드나잇 매스》(2021)를 거쳐 《자정클럽》(2022), 《어셔 가문의 몰락》(2023)까지, 그는 매번 다른 배경의 이야기를 만들면서도 결국 슬픔과 신앙, 중독 같은 인간의 내면을 다루는 공포를 만들어왔다. 이 드라마에서 죽음이 무섭기보다 슬프게 느껴졌던 것도 이런 연출 색깔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원작은 크리스토퍼 파이크가 쓴 동명 소설 한 편이 아니라, 그가 쓴 여러 청소년 공포 소설들의 설정을 함께 엮어 만들어졌다. 클럽 멤버들이 자정마다 들려주는 이야기 하나하나가 파이크의 다른 작품에서 따온 이야기라는 걸 알고 보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알고 나면 아쉬운 비하인드도 있다. 시즌1 마지막에 여러 떡밥을 남긴 채 끝났는데, 방영 두 달 만인 2022년 12월 넷플릭스가 시즌2 제작을 취소했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는 마이크 플래니건 감독과 제작사 트레버 메이시가 넷플릭스와의 전속 계약을 끝내고 아마존 스튜디오와 새 계약을 맺은 직후였다. 그래서 극 중에 남은 미스터리들은 결국 풀리지 못한 채 시즌1으로 마무리됐다.

    드라마 보고 감사일기 10개월 루틴 다시 꺼낸 이유

    사실 나도 예전에는 매일 아침 감사일기를 썼다.

    거의 10개월 정도 썼는데, 최근 한 달 정도 정신없이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그 루틴을 잊고 있었다.

    그런데 《자정클럽》을 보고 나니까 다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일기라고 해서 거창한 걸 쓰는 건 아니다. 그날 감사했던 일을 몇 가지 적는 것뿐인데,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면 확실히 하루가 조금 다르게 흘러간다.

    감사한 일을 적고 하루를 시작하면 그걸 어떻게 지켜야 할지도 생각하게 된다.

    오늘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면 그 건강을 어떻게 지킬지, 오늘 만난 사람이 감사했다면 그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이어갈지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한동안 정신이 없다는 이유로 잊고 있었는데, 드라마 하나를 보고 다시 생각났다.

    그래서 내일부터 다시 감사일기를 써보려고 한다.

    10개월이나 이어온 루틴이니 이번에는 1년을 채워보고 싶다.

    돌이켜보면 감사일기를 쓰던 10개월 동안 나름의 변화도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휴대폰부터 확인하던 습관 대신, 노트를 펴고 어제 하루 중 감사했던 일 세 가지를 적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처음엔 뭘 써야 할지 몰라서 ‘오늘도 무사히 출근했다’ 같은 사소한 문장만 채웠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과의 대화, 작은 배려, 예상치 못한 친절처럼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순간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습관이 사라진 한 달 동안 유독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지고 짜증이 늘었다는 걸 이번에 다시 느꼈다.

    그 사소한 기록들이 쌓이니까 나중에 다시 읽어봤을 때 그 시기의 내가 어떤 걸 소중하게 여겼는지 보이는 것도 나름 재밌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노트가 아니라 휴대폰 메모 앱에 옮겨서 언제든 꺼내볼 수 있게 해볼 생각이다.

    목숨 줄 우정, 그 사람을 만나는 것도 행운

    《자정클럽》을 보면서 주변에 있는 친한 지인들도 자연스럽게 생각났다.

    극 중 아이들은 시한부라는 특별한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서로 더욱 돈독해질 수밖에 없었겠지만, 그런 상황을 떠나서 누군가와 그렇게 깊은 우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목숨을 줄 만큼 소중한 사람을 만난다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니까.

    문득 재작년에 크게 아팠을 때 매일 연락해서 상태를 물어봐 주던 친구가 떠올랐다. 딱히 대단한 말을 해준 것도 아니고, 그냥 ‘오늘은 좀 어때’ 한마디였는데 그게 그렇게 힘이 됐다. 그때는 당연하게 받아들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누군가 매일 내 안부를 궁금해해준다는 것 자체가 흔한 일은 아니었다는 걸 이제야 깨닫는다. 이번 기회에 그 친구한테도 오랜만에 고맙다는 말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감사하고 있었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결국 《자정클럽》을 보고 나서 감사일기 루틴을 다시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내일부터 아침에 다시 감사한 일을 적으면서 하루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건강한 일상과 곁에 있는 사람들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연습부터 다시 해봐야겠다.

     


    넷플릭스에서 바로 보기 

    자정 클럽, 지금 시청하세요 |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자정 클럽, 지금 시청하세요 |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말기 환자인 청소년들을 위한 호스피스 시설. 이곳의 특별한 클럽에서 회원들이 섬뜩한 약속을 한다. 바로, 먼저 죽는 사람이 저세상에서 신호를 보내야 한다는 것.

    www.netfli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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