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일론카가 애니아가 살아있는 것처럼 얘기하며 우는 장면, 목숨을 줄 만큼의 우정이 슬펐다.”
《자정클럽》을 완결까지 보고 가장 많이 들었던 감정은 공포보다 슬픔이었다. 죽음을 앞둔 아이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남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모습을 보다 보니 지금 내가 건강하게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것도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동안 잊고 있었던 감사일기 루틴을 다시 꺼내게 됐다.
자정클럽, 죽음이 무섭지 않고 슬펐던 이유
《자정클럽》은 호스피스에 머무는 8명의 아이들이 자정이 되면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임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10부작인데도 워낙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처음에는 조금 헷갈리기도 했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보면서 이상하게 죽음이 무섭다는 생각보다 슬프다는 감정이 더 많이 들었다.
죽기 싫다고 말하는 아이들, 투병 중에도 희망을 찾으려는 모습들이 나오고 스탠턴 원장은 아이들에게 죽음을 지나치게 거부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럼에도 현재를 다시 묵묵히 살아가보라고 다독이는 모습이었다.
그래서인지 단순히 무서운 이야기를 보는 것과는 조금 달랐다.
특히 애니아가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난 뒤 일론카가 자정 클럽에서 애니아가 아직 살아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자신의 목숨을 주고서라도 애니아를 살리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며 우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정말 슬펐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목숨을 주고 싶을 만큼 사랑하는 우정이라니.
죽음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결국 내게 가장 크게 남은 건 죽음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사랑과 이별이었다.
시한부 설정이 건드린 것, 건강한 일상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이 아팠던 장면은 일론카가 자신의 상태가 호전된 줄 알았던 순간이었다.
호스피스를 떠나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론카는 자신도 상태가 좋아져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현실은 달랐다.
그 순간의 상실감이 너무 뼈아프게 느껴졌다.
시한부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혹시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고 있었을 텐데, 다시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는 건 얼마나 힘들까 싶었다.
실제로 저런 일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까 더 마음이 아팠다.
그러면서 내가 지금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도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일어나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평범하게 하루를 보내는 것.
평소에는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인데,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바라던 일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 보고 감사일기 10개월 루틴 다시 꺼낸 이유
사실 나도 예전에는 매일 아침 감사일기를 썼다.
거의 10개월 정도 썼는데, 최근 한 달 정도 정신없이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그 루틴을 잊고 있었다.
그런데 《자정클럽》을 보고 나니까 다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일기라고 해서 거창한 걸 쓰는 건 아니다. 그날 감사했던 일을 몇 가지 적는 것뿐인데,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면 확실히 하루가 조금 다르게 흘러간다.
감사한 일을 적고 하루를 시작하면 그걸 어떻게 지켜야 할지도 생각하게 된다.
오늘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면 그 건강을 어떻게 지킬지, 오늘 만난 사람이 감사했다면 그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이어갈지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한동안 정신이 없다는 이유로 잊고 있었는데, 드라마 하나를 보고 다시 생각났다.
그래서 내일부터 다시 감사일기를 써보려고 한다.
10개월이나 이어온 루틴이니 이번에는 1년을 채워보고 싶다.
목숨 줄 우정, 그 사람을 만나는 것도 행운
《자정클럽》을 보면서 주변에 있는 친한 지인들도 자연스럽게 생각났다.
극 중 아이들은 시한부라는 특별한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서로 더욱 돈독해질 수밖에 없었겠지만, 그런 상황을 떠나서 누군가와 그렇게 깊은 우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목숨을 줄 만큼 소중한 사람을 만난다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니까.
나도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감사하고 있었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결국 《자정클럽》을 보고 나서 감사일기 루틴을 다시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내일부터 아침에 다시 감사한 일을 적으면서 하루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건강한 일상과 곁에 있는 사람들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연습부터 다시 해봐야겠다.
'영화, 드라마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공포영화 웨폰 후기, 으으 소리 내면서 실눈으로 봤다 (0) | 2026.08.22 |
|---|---|
| 넷플릭스 악연 후기, 서로가 서로의 악연이 되어버린 6명의 이야기 (0) | 2026.08.19 |
| 어둠속의 미사 후기, 괴물보다 무서웠던 것은 영생을 향한 인간의 욕망 (0) | 2026.08.18 |
| 이머큘레이트 후기, 성스러운 못으로 끝나는 20년의 맹신 (0) | 2026.08.17 |
| 미드소마 결말 해석, 대니가 웃은 건 구원이 아니었다 (0) | 2026.0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