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마스크걸 포스터

    마스크걸 딜레마, 살인자의 자식은 잘못이 없잖아

    “살인자의 자식은 잘못이 없잖아.”

    마스크걸을 보면서 가장 마음에 남았던 생각입니다. 자식을 잃은 김경자의 입장에서는 아들을 죽인 사람에게 복수하고 싶었겠지만, 그 과정에서 아무런 잘못이 없는 손녀 미모까지 복수의 도구가 된다는 점이 불편했습니다. 특히 미모는 자신이 복수극에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김경자에게 마음을 열고 애교를 부리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느 쪽이 옳다고 쉽게 말하기 어려웠습니다.

    김경자의 복수극, 친손녀인 줄 끝까지 몰랐다

    김경자는 아들을 잃은 뒤 김모미에게 복수하기 위해 미모를 이용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미모가 자신의 친손녀라는 사실은 끝까지 알지 못합니다. 미모는 김경자의 아들이 저지른 성폭행으로 태어난 아이였고, 결국 그 아들을 죽인 사람은 김모미였습니다. 그래서 이 사실을 김경자가 알았다면 복수의 방향도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아들이 먼저 잘못을 저질렀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다면, 김모미에게만 모든 책임을 돌리기는 어려웠을 것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았던 것은 미모가 김경자에게 정을 주는 모습이었습니다. 미모는 자신이 복수에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할머니에게 애교를 부리고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그 순간 김경자가 잠시 망설이는 모습을 보면서, 복수만 생각하던 사람에게도 아이를 향한 마음은 남아 있었던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는 그래서 친손녀라는 사실까지 알았다면 김경자가 결국 멈추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아들을 잃은 슬픔은 이해할 수 있지만, 잘못이 없는 아이까지 복수의 도구로 이용하는 순간 또 다른 피해자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결국 김경자의 복수는 아들을 잃은 슬픔에서 시작했지만, 그 과정에서 아무 잘못 없는 미모까지 상처 입히는 선택이 되어버렸다는 점이 씁쓸했습니다.

    김모미 인생, 사랑받고 싶었는데 딸 지키려다 또 범죄

    김모미의 인생을 보고 있으면 참 씁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의 김모미는 그저 사랑받고 싶었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외모를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에서 좌절을 겪고, 성폭행과 살인까지 경험하면서 점점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밀려납니다.

    그렇게 힘든 일을 겪으며 살아온 김모미에게 딸 미모는 결국 지켜야 할 존재가 됩니다. 하지만 딸을 지키기 위해 김경자를 죽이게 되면서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게 됩니다. 자신의 인생을 망가뜨린 여러 사건에서 벗어나고 싶었을 텐데, 마지막까지 딸을 지키기 위해 범죄를 선택해야 했다는 점이 너무 씁쓸했습니다.

    특히 마스크걸이라는 하나의 인물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세 명의 배우가 나누어 연기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성형 전 인터넷 방송인으로 살아가는 김모미를 이한별이, 성형 후 새로운 모습으로 살아가는 김모미를 나나가, 중년이 된 김모미를 고현정이 연기하면서 한 사람의 인생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여줍니다.

    세 배우의 분위기가 서로 달랐지만 하나의 인물이라는 연결감이 있었고, 각자의 시기에 맞는 김모미의 감정을 보여주기 때문에 몰입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 김모미는 사랑받고 싶었던 사람이었지만,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선택이 계속해서 그녀를 다른 방향으로 밀어붙였습니다. 딸을 지키기 위해 또 범죄를 저지르는 모습을 보고 나니, 단순히 한 사람을 악인이라고 규정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인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